이른 새벽부터 배번표를 챙겨서 오이도를 거쳐 대부도로 향했다. 자차 없이 대중교통으로 왔는데 예상대로 주차장은 거의 자리가 없었다. 행사장까지 가는 셔틀을 타고 이동했다. 맡길 짐이 없어서 바로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었다. 행사가 시작되고 수많은 내빈들의 인사가 이어졌다. 이봉주 선수와 유도 선수 김하윤의 인삿말도 있었다. 10k 대열에 맞춰 출발을 준비했다. 출발,하고 첫발을 내딛었다. 출발 후 한동안은 언덕도 일부 있었고 바닥이 고르질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곧 바다를 면한 아스팔트 길이 나타났고 이제 좀 달려봐야겠다는 생각과 대회뽕?이란 것에 힘입어 평상시 페이스보다 좀 무리해서 달렸다. 풍경은 좋았으나 좀 더웠다. 5k 반환점을 돌면서 처음으로 살짝 걸었던 것 같다. 오래 걸으면 안될 것 같아 수십초 걸은 후 다시 뛰었다. 주변에 높은 빌딩이 없어서 햇빛을 좀 더 강하게 받는 느낌이 들어서 몸이 무거워지고 자꾸만 의식이 흐려지는 듯 했다. 좀 더 감량을 하고서 나왔어야하는게 아닐까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그러나 이미 반환점을 돌아 출발지점으로 돌아가는 중이었기 때문에 좀 더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려 애썼다. 연습 때와는 달리 주변에 수많은 사람들이 있음에도 이상하게 이 날의 레이스는 좀 더 고독한 기분이 들었다. 썩 나쁘지만은 않은 기분이었다. 그렇게 급수도 하지않고 꾸역꾸역 달려서 1 ~ 2k 를 남긴 시점부턴 그간의 피로가 쌓여서인지 몸이 좀처럼 말을 듣질 않았다. 속도를 좀 더 내고 싶었으나 자꾸만 속도가 느려졌다. 이 시점부턴 두세번 걸으면서 체력과 마음가짐을 회복하려고 시도했다. 마지막 구간에서 내 앞에 달려가는 멋진 뒷모습의 러너를 바라보며 따라잡으려 텐션을 끌어올렸다. 마지막 구간은 흙모랫길이어서 먼지가 많이 날렸다. 출발지점이 가까워질수록 거칠게 호흡하며 최고의 속도를 내보았다. 골인 지점에 들어서면서 안도했고 레이스가 끝난 나의 엔진은 점점 꺼져갔고 머리와 시야가 새까매지기 전에 얼른 호흡을 가다듬었다. 기록은 6분 30초 페이스였고 나름 PB 였다. 만족하며 기록벽 앞에서 간단히 사진을 찍고 다시 원래 왔던 것처럼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먼 길을 복귀했다. 올해의 목표였던 5k 10k 대회에 출전해서 포기하지 않고 목표에 가까운 기록을 낸 것에 만족하고 감사한다.
무한, 영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