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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14_유희

영흥숲공원 영흥수목원

 

 영통 영흥숲공원 영흥수목원.

 영흥숲공원으로 진입하려면 도서관에서 진입하는 방향과 펀더멘탈브루잉에서 진입하는 방향이 있는데 제1주차장 입구에서 양측 방향의 진입차량들이 길게 줄을 이어 주차장 진입 대기중이었다. 나는 집에서 걸어서 도서관 방향으로 진입하였고 제1주차장으로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영흥수목원으로 향하는 소로가 나있다. 쭉 걸어들어가면 영흥수목원 방문자센터가 있고 카페와 화장실 그리고 계단식으로 된 독서 및 휴식공간이 있었다. 본격적으로 수목원으로 입장해보기로 한다.

 

 

 방문자센터에서 수목원으로 본격적으로 입장하면 우선 메인 광장이 드넓게 눈 앞에 펼쳐지고, 우측으로 난 길을 따라 가다보면 메인광장으로 바로 갈 수도 있고 산 속으로 난 소로를 따라 짧게 트래킹을 즐길 수도 있다. 작은 길 주변으로 평소에는 보기 힘든 다양한 식물들을 즐길 수 있었다. 열심히 사진을 찍고 눈으로 아름다운 꽃들을 감상하며 걷다 보면 짧은 길은 오르내림을 거쳐 다시 큰 길로 합류하고 조금 지나니 정자와 연못에서 휴식 중인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쉼을 배려한 공간 구성이 좋았다. 메인 광장 쪽으로 다시 진입하면 중앙의 포토 스팟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들과 광장 둘레길을 여유롭게 걷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고 주변에 딱히 쉴만한 그늘은 잘 보이지 않아서 그늘 조성에 대한 부분은 조금 아쉬웠다. 둘레길을 걷다 보면 온실이 나오고 이제 온실 속 수목들을 감상할 시간이다.

 

 

 바나나 친구를 포함하여 다양한 열대 식물들이 있었다. 노니도 있었는데 예전에 한창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몸에 염증이 심했을 때 본가에서 보내주셔서 먹곤했던 노니 가루가 생각나서 반가웠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아이를 데리고 온실을 거니는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많았는데 그 사이에 껴서 혼자 열심히 사진을 찍었고 만족하며 온실을 나갔다.

 

 

 온실을 나와서 작은 숲을 지나 다시 방문자 센터로 돌아갔다. 돌아가는 길에 영흥 푸르지오 아파트가 먼 발치에서 보였다. 숲세권 아파트라 부러웠다. 돌아가는 길에도 여러 식물들이 있었고 그 중 다양한 종류의 무궁화 들이 인상 깊었다. 방문자센터에 복귀하여 등어리에 맺힌 땀을 식히며 곳곳에 배치된 미술품이나 벽에 적힌 글귀들을 감상했는데 그 중 마음에 드는 글귀가 있었다.

좋은 원예의 기법은 실은 간단하다.
식물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된다.
-바바라 담로시-

 

 최근의 내 인간관계에 대해 차분하게 생각을 해보았다. 가족, 친구 그리고 사회에서 만나고 관계를 맺은 사람들과 나. 부딪히는 부분이 있을 때 내 입장과 대척점에 서는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한다는 것, 예전에는 그게 나의 장점이자 무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여전히 거기엔 얕고 맹목적인 부분이 있었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점 그러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마치 들키고 싶지 않은 내밀한 부분을 들켜버린 것 같은 뜨끔한 기분이 들었고 한편으론 아직 기회는 있다라는 희망도 보였다. 아울러 상대와 부딪히는 상황 뿐만 아니라, 내가 상대를 배려해서 무언가를 행할 때도 그게 정말로 상대가 기분좋게 받아들일지에 대해서도 확신할 수는 없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쉽게 단정적으로 결론 내리기엔 너무나 어려운 주제이다.

 

 

 숲공원을 올 땐 도서관 방향에서 진입했고, 집으로 갈 땐 반대쪽 방향으로 진출했다. 반대쪽 방향엔 영흥 푸르지오 아파트를 지나면 바로 펀더멘탈 브루잉 맥주 양조장이 있다. 드넓은 주차장을 지나 맥줏집에 들어가 홉이 많이 쓰인 맥주 한잔을 주문하여 자리에 앉았다. 오픈된 통창 앞에 앉아 탁 트인 느낌을 받으며 시원하게 맥주 한 잔 즐기며 숲공원 나들이를 마무리 했다.

 

무한, 영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