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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14_유희

백년광명순대국 2

 

 망포 백년광명순대국 재방문.

 집에서 도보로 3시간 거리의 융건릉을 걸어서 방문하기로 한 날. 출발한지 대략 30분만에 허기가 느껴져 마침 동선에 있던 백년광명순대국에 재방문 하였는데 마침 다찌 자리가 하나 나서 웨이팅 없이 순대국 한그릇 청할 수 있었다. 얼큰하게 다대기를 풀어서 끓인 뚝배기 가득한 순댓국과 소주 한컵을 먹어치우고 길을 나서기로 했다. 짭쪼름한 새우젓을 올린 순대 한 알을 먹고 소주 한알을 걸치면 행복한 기분이 들어서 좋다.

 

 

 얼큰해진 상태에서 걷기 시작하여 네이버 지도 앱이 알려주는 이름 모를 농로와 산길을 걷다 보니 더위를 먹어 몸이 천근만근이었다. 포기하고 싶은 즈음에 용주사 화장실에서 소피를 보고 찬물에 얼굴을 어푸어푸 씻고 나니 겨우 한시간 정도 분량의 에너지가 충전되어 남은 길을 재촉할 수 있었다. 융건릉에 가까워질수록 높은 건물이 없어서 하늘은 내게 좀 더 가까워지고 주변에 대한 공간감각은 차츰 넓어져 갔다. 융건릉 도착 시점엔 모든 에너지가 꺼지고 허리와 무릎이 아프다고 아우성을 쳐서 근처 카페에 들러 커피와 찬물 서너컵을 연거푸 들이켜고 결국 버스를 타고 귀가했다.

 

무한, 영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