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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13_시음

투핸즈 테너시티 올드바인 쉬라즈 2020


Two Hands Tenacity old vine shiraz 2020


호주 바로사 밸리 Two Hands Wines 의 세컨드 와인으로 알고 샀으나, 실제로 Two Hands Wines 의 홈페이지에 가보면 어떤 시리즈에도 속해있지 않은 와인이다. 단순히 이름만 빌려준 것일까?
https://www.twohandswines.com/

Home - Two Hands Wines

Home page content

www.twohandswines.com

뒷 라벨에 PRODUCED BY TENACITY VINTNERS 라고 되있길래 구글링을 해보았으나 이 또한 홈페이지를 찾을 수 없었다. 대체 어찌된 일일까. 궁금함이 치민다. 하지만 일단 빨리 맛을 보고 싶다. 영통 홈더하기에서 병당 19,800 원에 2병을 구해왔는데, 1병은 좀 오래 묵혀두었다가 먹을 요량으로 셀러 가장 아랫 칸에 넣어두고, 남은 1병은 급히 칠링하였다가 꺼내어 실온에서 20~30 분 브리딩을 하였다.

얼마전에 쇼트즈위젤 퓨어스타터를 구매했기에 레드와인용 잔에 푸짐하게 한 잔 따라놓고 브리딩했다. 설렌다.

역시 얼마전에 공동구매한 와인 공부용 매트를 깔고, 그 하얀 색 바탕 위에서 잔을 슬슬 굴려보았다. 마치 포도쥬스 같은 자욱한 진보라색의 불투명함이 내가 이제부터 먹어볼 와인에 대한 어떤 믿음을 주는 듯 하다.

아직 코르크에 대한 지식은 부족한 편이라 그저 눈으로 한 번 스윽 흝는다. 단면이 촉촉, 아니 축축하게 잘 젖어 있다. 냄새는 딱히 잘 모르겠다. 이상하게도 코르크에 묻은 와인에 대해서는 나는 향을 잘 맡을 수 없다. 사바사 이겠지만.

중간 자주색 / 옅은 자주색 림
잼같은 검은 과실 / 진한 제비꽃 / 라벤더 / 후추 / 금속 / 분필 / 흙

당도 : ★☆☆☆☆
산도 : ★★☆☆☆
타닌 : ★★★★☆
바디 : ★★★☆☆
알콜 : ★★★★☆
여운 : ★★★☆☆

호주 / 쉬라즈 100%
홈더하기 영통 / 19,800 원

이전에 먹었던 짐짐쉬라즈와 겹치는 느낌들이 제법 있었다. 호주 쉬라즈가 주는 대표적인 뉘앙스들을 조금씩 정리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짙은 빛깔과 검은 과실류의 화려한 향 그리고 스파이시하고 얼씨한 특징들. 무엇보다 14도의 알콜 도수가 제법 술을 마시는 느낌을 준다.


와인을 사들고서 쫄래쫄래 귀가하다가 아파트 단지 입구 앞에서 목살스테이크를 12,000 원에 팔길래 냉큼 사서 비닐봉지에 코를 묻고 킁킁 거리면서 가져왔다. 와인 브리딩하고 테이스팅하느라 고기가 좀 식었는데, 본격적으로 마리아주 해볼 요량으로 고기를 큼직스럽게 썰어서 건포도와 같이 내놓았다. 고기를 소금에 살짝 찍고 겨자 소스를 슬쩍 묻혀서 야무지게 씹다가 삼킨 후 입 속 남은 음식물들과 와인을 만나게 해주었다. 조금 뻑뻑한 고기의 부족한 풍미를 알싸한 쉬라즈가 채워주고 뉘앙스가 비슷한 건포도를 더해주니 제법 맛이가 났다. 남김 없이 해치우다보니 테너시티를 석 잔을 먹었다. 내일 동이 날 것 같다. 남은 1병은 최소 몇 개월 뒤에 먹어볼 요량이다. 여태까지 사 먹은 다른 와인들과 비교했을 때 가히 가성비 와인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무한, 영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