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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또 몽페라 2017 Chateau Mont-Perat 2017 첫 와인이 언제, 무엇이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안난다. 서너해 이전의 생일 때 그 사람이 챙겨준 작은 생일상의 케익과 치즈 그리고 (아마도 레드 였을)와인이 어렴풋이 기억나는 걸 보니, 아마도 내 첫 와인은 기쁜 날이자 떠올리기엔 조금 서글픈 기억 속의 한 잔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 후론 통 기억이 없다가 언젠가 회사 동료들과 와인바 야외에서 먹었던 이름 모를 하우스 와인과, 회사에서 연말 선물로 나눠준 레드와 스파클링이 생각이 난다. 품종이라던가 산지에 대한 지식이 없는채로 입맛에 맞냐 안맞냐는 단순한 기준으로 비추어봐도 와인이란 음료는 참 내 입맛에 잘 맞았다. 어느샌가 나는 회사 정보열람실에서 와인 서적을 뒤적이게 되었고, 회사 근처의 와인샵에서 나름 품종..
걸어서가는집 와인을 먹지 않는 날-대체로 먹지만 그래도 간을 쉬어줄 요량으로 건너뛰는 날도 있다-엔 이상하게 맛있는 음식이 땡기곤 하는데, 그럴 때면 와인을 먹지 못한다는 스스로의 금기 때문에 반사 효과로 소주를 곁들이게 되는 것 같다. 결국은 원래의 목적을 잊어먹는 격인데, 이번이 그랬다. 황골 북쪽의 용인시에 속하는 위치에 걸어서가는집, 이라는 음식점이 있다고 해서 일찍 퇴근한 후 찾아가봤다. 주택가 골목길에 뜬금없이 위치하고 있었는데 나름 동네 주민들의 픽을 받을 것 같은 인상이었다. 사장님 한분이 테이블에 앉아 계셨고, 천장에는 작게나마 와인랙에 와인글라스들이 걸려 있어서, 주류반입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손님은 아직 한 팀도 없었고 나는 적당한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아직 식..
샤또 까이유 드 비 2016 Chateau Cailloux de By 2016 뱅가드와인머천트에서 에쎄이 까베르네 소비뇽과 함께 구매했던 와인이다. 도랑(By)의 자갈(Cailloux) 이라는 뜻일까? 먹었을 때 처음 든 느낌은 까쇼 50% 메를로 50% 블렌드인데도, 에쎄이(까쇼 100%)보다 전반적으로 좀 더 힘찬 느낌을 받았다. 짙은 루비색 분필향 / 알콜 / 제비꽃향 / 검은 과실향 산도 : ★★☆☆☆ 탄닌 : ★★★★☆ 당도 : ★☆☆☆☆ 알콜 : ★★★☆☆ 바디 : ★★★☆☆ 여운 : ★☆☆☆☆ 프랑스 / 까베르네 소비뇽 50% / 메를로 50% 뱅가드 와인 머천트 분당 / 1만원 중후반 서빙 온도보다 살짝 낮은 온도에서 마셨는데 입 안에서 풍성한 꽃다발 같은 기분좋은 향이 퍼져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이틀째에 살짝 높은 ..
펫낫 미아오 로제 2020 Pet Nat Miao Rose 2020 와인을 사러 다니는 동네 대형마트가 있다. 그 날도 평소처럼 와인을 보러 갈까 싶어 뚜벅뚜벅 걸어서 마트를 향했으나 왠일인지 마음이 동하질 않았다. 그래서 내친 김에 산책이나 할겸 좀 더 걸었다. 마트 근처엔 까페거리가 있었는데 날이 너무 더워서 커피나 한잔 하려는 마음으로 거리 안쪽으로 들어갔다. 거리 양쪽으로 늘어선 가게들을 구경하며 걷고 있는데 얼마전에 인터넷에서 눈여겨 봐두었던 와인샵이 그 거리에 있었다. 내추럴 와인을 주로 판매하는 와인샵이어서 딱히 방문해봐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으나 마침 발길 닿는 곳에 있어서 태양도 피하고 와인 구경이나 하려는 마음으로 들어갔다. 작지만 인더스트리얼해서 쾌적해보이는 매장 안에는 몇 갠가의 철제 프레임에 와인들을 세워서 진..
와인 미라클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aver?code=46137 와인 미라클 역사에 남을 최상의 와인을 꿈꾸는 캘리포니아의 한 포도농원. 자존심 강한 농장주인 ‘짐’과 철부지 ... movie.naver.com 1976년 파리의 심판을 다룬 실화 기반의 와인 영화. 원제목인 Bottle shock 가 운송 과정에서의 변질을 얘기하는건지 혹은 미국 와인이 본토인 프랑스에서 일으킨 대사건을 의미하는건지 궁금하다. 영화 자체는 와인 양조와 인간관계 사랑 등을 흥미롭게 다루며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기에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와인을 잘 모르는 시청자들을 위해 짧게라도 와인 품종이라던가 떼루아 그리고 와인 양조 과정-압착, 발효, 숙성 등-등을 보여주는 씬을 할애해주었더라면..
에세이 까베르네 소비뇽 2018 Essay Cabernet Sauvignon 2018 뱅가드 와인 머천트 분당지점에서의 두 번째 와인 구매이다. 지난번에 샴페인을 구매했었는데 이번엔 저렴한 가격의 데일리 와인을 구매했다. 1만원 이하의 와인들도 몇 개 있었으나, 에세이 까베르네 소비뇽의 에티켓이 마음에 들어서-가격 또한 1만원 초중반대-구매했다. 남아공 와인은 처음인데 까베르네 소비뇽이라 그런지 역시 특유의 연필심 혹은 짙은 제비꽃 향이 느껴져서 친숙했다. 산도와 탄닌이 강하지 않지만 적절히 균형을 이루고 있어서 꿀떡꿀떡 마시기에 좋은 데일리 와인이다. 짙은 루비색 살짝 튀는 알콜향 / 붉은 과실향 / 바닐라 산도 : ★☆☆☆☆ 탄닌 : ★★☆☆☆ 당도 : ★☆☆☆☆ 알콜 : ★★☆☆☆ 바디 : ★★☆☆☆ 여운 : ★☆☆☆☆ 남아공 /..
최근 마신 와인들 샤또 뿌이게라우 블랑 2016 아와테레 소비뇽블랑 2020 페데리코 파테니나 까바 브뤼 2018 도멘 슐룸베르거 게뷔르츠트라미너 2019 신의 물방울에서 세피아 빛 추억으로 표현된 뿌이게라우를 먹어보고 싶었으나, 하필 그날 여섯병의 와인을 구매하느라 주의력이 떨어져서 뿌이게라우 블랑을 레드와인으로 착각하고 골랐다. 부주의한 자신을 탓하며 차분하게 코르크를 따고 한잔 마셔보았는데, 소비뇽블랑 80% 에 소비뇽그리 20% 가 블렌딩되어서 그런지 쨍한 산미가 좀 더 차분해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크리미? 버터리? 한 향이 나서 부담없이 먹을 수 있었다. 물론 다른 날 다른 지역 다른 판매처에서 빨간 뿌이게라우를 구매하긴 했다. 뉴질랜드 소비뇽블랑을 이것저것 먹어보았는데, 아와테레는 확실히 다른 부분이 있었다. 열..
와인에 몹시 진심입니다만, 와인을 먹기 시작하면서 와인에 대해 좀 더 알고자-아는 만큼 더 맛있다?-와인 서적과 미디어들을 읽고 보기 시작했다. 기본적인 상식을 알기 위해 와인상식사전과 와인의세계세계의와인 그리고 와인폴리를 읽었고 와인 관련 유튜브 채널들을 구독하며 지평을 넓히는 중이다. 그러다보니 너무 와인 생활이 딱딱하고 단조로워 지는 것 같아 좀 더 흥미 본위의 읽을 거리를 찾아보았고 마침 최근에 발간된 [와인에 몹시 진심입니다만,]을 알게 되어 구매해서 읽었다. 수입이 일정치 않고 많지 않은 사회과학 작가가 와인을 탐독하게 된 과정과 그 동안 몸소 부딪히며 체득한 와인 지식과 매너 그리고 다양한 와인들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데, 유튜브나 블로그 등에서 볼 수 있는 고급 고가 와인들도 간혹 언급되지만 기본적으로 맛있고 가성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