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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댓블루 2 밤길을 걷다 올댓블루에 들렀다. 마스터 추천으로 첫 잔은 부나하벤 12y. 향긋한 향과 약간의 땅콩 같은 냄새 그리고 맛은 예전에 먹었던 발렌타인을 떠올리게 한다. 호의 영역, 구매 필요. 두 번째는 메뉴를 신중히 보다가 직접 선택한 납크릭 9y. 에어레이션과 브리딩이 잘 되어서일까, 치고 들어오는 알콜이 덜 하고, 오일과 고소한 버터 풍미가 느껴진다. 맛도 좋은데 얘기들은 만큼의 타격감? 이라는것은 잘 모르겠다. 호의 영역, 구매 필요. 오랜만에 바 특유의 편안한 조명과 음악에 둘러싸여서 돼지처럼 잔에 코를 박고 킁킁대며 맛있게 잘 먹었다. 무한, 영원.
싯다르타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 를 읽었다. 싯다르타와 고빈다가 세존 고타마를 만나기 전까지는 매우 당연하게도 싯다르타가 석가모니인줄 오해했다. 하지만 싯다르타의 여정을 함께 하면서 결국 세존 고타마와 똑같은 미소를 짓게 되는 싯다르타를 보면서, 싯다르타 역시 세존과 같은 완성된 자 깨달은 자 임에 틀림이 없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음 상태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모든 시간대에서 동시적으로 이미 완성되고 존재함에 대한 동시성 이야기와 모든 인간들의 단일성에 대한 이야기 등이 흥미로웠고, 카말라와의 이별과 아들과의 이별에는 지하철 안에서 책을 붙잡고서 눈시울을 붉힐 수 밖에 없었다. 같은 작가의 데미안을 읽었을 때 만큼이나 내 안에 울림이 있는 작품이었다. 무한, 영원.
007 노 타임 투 다이 굿바이, 대니얼 크레이그. 무한, 영원.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버스와 빌딩 외벽에서의 화려한 격투 씬이 보기에 즐거웠으나, 텐 링즈의 내력이나 강력함이 별로 와닿지 않고 극을 이끌어가야 할 주인공이 별 역할이 없어보여서 조금은 무미건조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양조위는 덩치가 작음에도 확실히 존재감이 느껴진다. 양자경의 액션도 우아하고 멋지다고 생각한다. 무한, 영원.
산본몰트 네이버 위스키 카페에서 진행되는 행사에 참여했다. 벤로막 10y 15y 를 사전신청하면 글렌캐런 글래스와 우드 캡을 같이 주는 이벤트인데 구매 수령을 위해 서울에서 회사 퇴근 후 이벤트 장소인 군포 산본몰트로 향했다. 친절한 산본몰트 사장님이 벤로막에 대한 설명과 함께 바이알 노징을 시켜주셨다. 적당히 기분좋은 피트가 느껴졌다. 사은품과 함께 벤로막을 챙겨서 수원으로 귀가를 서둘렀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뚜껑을 따고 코부터 들이밀었다. 10y 에서는 싱그러운 풋사과와 피트가, 15y 에서는 자욱한 초콜릿과 마른 과일 향-셰리?-이 기분 좋게 느껴졌다. 맛을 좀 보고선 뚜껑을 닫고 박스에 고이 넣어서 책장에 킵 해두었다. 날이 지나면서 좀 더 맛있어질 술 생각에 절로 공중제비를 돌게 된다. 무슨 생각이 든건..
우드랜즈 샤도네이 2019 예전에 뱅가드와인머천트에서 구매해두었던 샤도네이를 한 병 꺼냈다. 우드랜즈 윌리야브럽 밸리 샤도네이 2019 이고, 당시에는 오크터치가 있는 샤도네이와 오크터치가 없는(덜한) 샤도네이를 비교 시음해볼 목적으로 샀던건데, 한참 지나서 먹어보려고 꺼내고보니 정작 어떤게 오크터치가 있고 어떤게 없는건지 구별이 가지 않아서... 그냥 맛이나 보려고 뚜껑을 땄다. 비비노 평점 4.0(꽤 괜찮다) 이라 꽤 기대가 된다. 먹어보니 확실히 소비뇽 블랑에서는 느끼기 힘든 어떤 살짝 기름진? 맛이 느껴진다. 오크 숙성이 되면 바닐라향이 난다는데 내가 바닐라향을 잘 몰라서 오크터치가 있는건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신선한 풋과일 같은 향과 입에 머금었을 때 느껴지는 산미가 좋아서 결국 앉은 자리에서 두 세 잔을 꿀떡거렸다...
노이 망포역 노이(Noi)에 다녀왔다. 코로나19 때문인지 홀이 한산했다. 입구 근처 테이블에 자리 잡고서 닭갈비로제꾸덕파스타와 짬뽕탕 그리고 소주를 먹었다. 생각보단 양이 많아서 파스타는 2인이서 충분히 먹을 만했다. 굳이 짬뽕탕까지 시킬 필요는 없었는데, 파스타는 중간 이상의 맛이었고 짬뽕탕은 내 입에는 평범한 맛이었다. 다음에 또 올 일이 있으면 윙봉이나 감바스를 먹어봐야 겠다. 무한, 영원.
청계산 작년부터 한 번쯤 올라보고 싶었으나 계속 이런저런 핑계로 미뤄두었던 서울 청계산엘 다녀왔다. 무릎, 허리 수술과 족저근막염 이후로 등산을 멀리하면서 산을 오르내리고 오래 걷는 행위에 대한 그리움이 커져갔고, 가끔 동네 뒷산인 독침산을 드나들며 언젠가 컨디션이 나아지길 바라며 가고 싶은 산들을 생각해보았다. 인터넷 서칭으로 알게 된 광청종주-수원 광교산과 서울 청계산을 넘나드는-는 너무나 매혹적인 목표로 여겨졌다. 광교산에서 청계산까지 9~10 시간을 걷고 오르내리기엔 내 체중과 허리 무릎이 버티질 못할테니, 감량을 하고 허리와 무릎 근처의 근육을 단련하면서 체력을 올려야 할 듯 싶었다. 하지만 생업과 내 게으름이 복합적인 시너지를 이루어 좀처럼 형편은 나아지질 않는다. 그렇다면 의지도 다질 겸 청계산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