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276)
마녀 배달부 키키 보통의 인간과 마녀가 자연스럽게 공생하며 살아가는 세계에서, 마녀는 일정 나이가 되면 본래 살고 있던 마을 바깥으로 수행을 떠나게 된다는 설정이다. 키키는 이제 13살? 이 되어 부모님과 살고 있던 집과 마을을 떠나 더 넓은 세계로 떠나게 되고, 바다를 동경하여 바다 근처의 큰 마을에서 수행을 하기로 결정하고, 그 곳에 어렵사리 정착하여 이야기가 전개된다. 익숙치 않은 사람들의 눈초리와, 스스로의 행색이 초라하다고 생각하여 우울해지는 순간들도 있지만, 또 좋은 사람들도 만나게되어 새로운 인연을 이어가고 그 안에서 본인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가며 새로운 세계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고민하며 넓혀가게 된다. 즐겁기도 했다가 우울해지기도 하는 순간들을 겪으며 어린 마녀는 조금씩 성장해나가게 된다. [귀를 기..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단편소설 장편소설 외에, 여행기라던가 수필 등도 활발하게-혹은 메인 작업인 장편소설의 휴식기 등을 이용하여- 작업하는 작가인데, 어느 순간부터 서점에 가보면 그러한 단편소설집 및 에세이집이 조금씩 편집되어 형태를 바꾸어가며 조금 지나치다 생각될 정도로 재생산되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하지만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가 나왔을 땐, 본능적으로 이건 진짜다, 라는 판단이 들어 일단 사서 책장에 모셔두었다. 완독한 후 드는 생각은, 과연 이건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본업이 문학 쪽은 아니었으나 야구 구장에서 베트가 공을 때리는 경쾌한 소리를 듣고서 소설을 써야겠다는 결심을 한 이래, 그 작풍이나 마음가짐의 형태는 조금씩 바뀌고 진화하였지만, 수십년의 작가 생활을 통해 일관되게..
1Q84 작년이었나 제작년이었나. 이창동 감독의 [버닝] 을 영화관에서 보고선, 원작 소설인 [헛간을 태우다] 를 보고 싶어서 단편소설집 [반딧불이] 를 읽었던 게 마지막으로 보았던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의 작품이었다. 한참 마음이 혼란하던 시절이었기에 좀처럼 책을 볼 수 없었고 애써 보려고도 하질 않았다. 하지만 이따금 생각난듯 온라인 서점에서 몇 권씩 책을 사모으곤 했다. 책을 살 땐 당시의 트렌디한 경향을 쫓아 베스트셀러를 몇 권 장바구니에 담고, 이어 스테디셀러 내지는 명작 중에서 몇 권을 고른 후, 마지막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들 중 여태 읽지 못한 것 들이나 최신작을 골라서 한꺼번에 구매하는 것이 내 도서 쇼핑의 패턴이었다. 이른바 내 최애 작가 중 한 분이기에, 내 책장에 아직 자리잡지 못한 작..
제주도 겨울 무한, 영원.
예언자, 세계사라는 참을 수 없는 농담, 진짜 제주 100 예언자, 칼릴 지브란 서평에 동의하는 바, 위대한 알무스타파가 전하는 이야기들은 그 이야기의 갯수만큼의 다양하고 폭넓은 경험들을 하고나서야 비로소 공감의 깊이가 깊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세계사라는 참을 수 없는 농담,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틈틈이 읽고 있지만, 여지껏 시도했던 역사서들 중 가장 쉽게 읽힌다. 읽었던 내용을 굳이 캐싱하지 않더라도 큰 어려움이 없어서일까. 독일 출신의 작가가 쿨하게 설명하는 내용을 그저 읽어내려가면 그만이다. 진짜 제주 100, 문철진 최영지 제주 여행에 참고하려 구한 책이고, 거점을 기준으로 서귀포중문권과 서부권 부분을 몇 페이지 가량 읽었다. 인터넷에서 갈팡질팡하고 있을 때 결정장애인 나를 구해준 책. 무한, 영원.
소다미술관 소다미술관 날이 무척이나 좋아서 소풍가는 기분으로 다녀왔다. 집에서 미리 내린 커피를 보온병에 담아가서 미술관 관람 후 구수하게 한 잔 마시고, 귀가 후 명란크림파스타를 만들어 먹었다. 무한, 영원.
마카오 무한, 영원.
사랑하지 말 걸 그랬다 01 2017년 가을부터 2018년 초반 겨울까지. 나의 신상에는 두 가지 큰 변화가 있었다. 하나는 10년 넘는 간극을 지나 생애 두 번째 사랑을 시작했고 마찬가지로 두 번째 이별을 했다는 것. 그리고 하나는 허리와 무릎을 수술했다는 것이다. 나는 이런 일들에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고,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 몸과 마음을 많이 다치게 되었다. 마음이 무너져버리니 회복하기가 쉽지 않았고, 1년 가까운 시간 동안 내겐 좋은 일이라곤 없는 듯 했으며, 나라는 인간은 말 그대로 서서히 망가져 갔다. 바닥이 보이지 않는 시간들이었다. 마음에 대해서는 서술하기가 복잡하기 이를 데 없으니, 몸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자면, 허리와 무릎이 수술로 인해 약해졌고 언제 또 상할지 모르는 상태가 되었다. 그리고 이별의 슬픔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