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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02_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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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관새 aquibird.com/old_aquibird/ 대학을 다니던 시절, 줄곧 마음둘 곳이 없어 방황하던 내게, 일종의 안식처이자 놀이터가 되주었던 곳. 지금은 사라진 한 말씀 방명록에는, 그 시절 추억들이 살아있을텐데. 얼굴도 모르고 대화다운 대화도 친목도 없었지만, 게시판에서 가끔 짧은 편지처럼 나누곤 했던 필담들. 그리운 이름들 - 19creep, 천관, 앓다 - 다들 잘 살고 있을까? 19creep 은 내게 ICQ 를 권해주었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새로운 것들엔 익숙치 못한 나이기에 결국 닿지 못했던 아쉬움도 아직 내 안에 남아있다. 몇 년만에 다시금 이끌려 찾아보았지만, 지금은 새아침오락실로만 운영되고 있는가보다. aquibird.com/new_morning/busybee/busybee.php#bo..
대설, 침대, 호빵 그리고 만둣국 북극 한파와 함께 대설이 찾아 왔다. 강한 눈발이 우면동을 삽시간에 뒤덮었고 퇴근 버스를 기다리며 그치지 않는 눈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심란했다. 일반 차량에 비해 버스 전용 차선을 탈 터라서 그나마 퇴근 시간은 지켜졌지만,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는 차량들을 보니 괜히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수원에 도착했다. 겨울 왕국이 여기구나 싶었다. 쏟아붙는 눈발에 눈조차 제대로 뜨지 못하며 아장아장 아기걸음으로 귀갓길을 가노라니, 얼마전 공사가 끝난 아파트 단지 근처의 공원에선 많은 인파가 몰려와 오랜만의 대설을 즐기고 있었다. 눈은 어디에나 공평하게 내려앉았고 사람들은 저마다 하얀 마스크와 깔맞춤한 하얀 눈모자를 쓰고 있었다. 아파트 입구에서 옷에 묻은 눈을 털고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추어 보니, 나 또한 하얀 ..
책장 정리와 전자책 단말기 서재 책장의 장서 수가 늘어나면서 더 이상 도서 구매가 어려운 형편이 되었다. 중고서점에 몇 권씩 가져다 팔기도 하고 주변 친구들에게 분양하기도 해봤지만, 가끔 충동적으로 신간들을 구매하곤 하여, 결국 다 읽은 책들을 분리수거 때 내어놓는 것이 가장 간편하고 빠른 방법일듯 하다. 언젠가 미니멀리즘에 대한 책을 읽은 후 그런 결심은 더욱 확고해져서 실제로 몇 권의 책들-더 이상 읽을 마음은 없어진-은 그런 식으로 쓰레기를 내다버리듯 처분하였다. 그렇게 어느 정도 공간이 확보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무언가로 책장은 가득하기만 하다. 기타 악보와 교본, 야구 장갑과 공들, 게임 시디와 디비디들 그리고 퍼즐이나 피규어 등으로 책장은 자꾸만 포화 상태를 지속중이다. 목표가 명확치 않은 욕구 해소의 결과물들. 이쯤 되..
사랑하지 말 걸 그랬다 01 2017년 가을부터 2018년 초반 겨울까지. 나의 신상에는 두 가지 큰 변화가 있었다. 하나는 10년 넘는 간극을 지나 생애 두 번째 사랑을 시작했고 마찬가지로 두 번째 이별을 했다는 것. 그리고 하나는 허리와 무릎을 수술했다는 것이다. 나는 이런 일들에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고,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 몸과 마음을 많이 다치게 되었다. 마음이 무너져버리니 회복하기가 쉽지 않았고, 1년 가까운 시간 동안 내겐 좋은 일이라곤 없는 듯 했으며, 나라는 인간은 말 그대로 서서히 망가져 갔다. 바닥이 보이지 않는 시간들이었다. 마음에 대해서는 서술하기가 복잡하기 이를 데 없으니, 몸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자면, 허리와 무릎이 수술로 인해 약해졌고 언제 또 상할지 모르는 상태가 되었다. 그리고 이별의 슬픔을 ..
심리상담 6 심리상담 6회기. 알게 된 거도, 얻게 된 것도 많았던 경험. 조금쯤은 성장했을거라 믿는다. 두달 여에 걸쳐 진행되었던 상담 종료. 무한, 영원.
심리상담 2 심리상담 2회기. 워크샵과 인터뷰로 하루가 정신없이 바빴던지라, 오늘의 심리상담에 대한 마음준비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상담센터를 찾았다. 다행히도 지난주 선생님이 주신 미션은 어느정도 지켰던 것 같아서 조금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상담을 시작했다. 지난번보단 감정이 좀 더 정돈된 상태에서, 나라는 사람의 성향에 대해 좀 더 파고들어 보았다. 그리고 상대방과의 관계에 있어서 안맞는 부분에 대해 인정하는 방법과 노력의 경계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었다. 최근의 연애에서 왜 내가 그렇게도 마음이 깊어졌는지에 대한 배경을 말씀드렸고, 거슬러올라가 내가 가지고있던 과거의 상처에 대해서도 다시 꺼내어보므로써 살펴볼 수 있었다. 오늘의 상담을 막상 이렇게 정리하려고보니, 딱히 큰 테마를 추려내긴 힘들지만.. 내가 가진 성향..
심리상담 1 심리상담 1회기. 원래는 부정적인 생각을 완화하는 1:1 명상레슨 일정이었으나, 선생님과 상담하면서 내 이야기를 풀어내다보니 감정이 격해져서.. 일단 명상은 미루고 주기적인 심리상담을 받기로 했다. 오늘은 심리상담 1회기. 내가 가진 심리적 상처와 그간의 히스토리를 설명드리고, 왜 이렇게 힘들어하는지에 대해 선생님의 설명을 경청했다. 선생님의 상담 데이터에 비교해봐도 나의 경우 이별후에 유독 오랫동안 힘들어하는 케이스라고 한다. 보통 연애기간의 십분지일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슬픔과 고통이 많이 완화된다고 하는데, 내 마음과 몸이 그렇게도 아픈건 왜인지. 앞으로의 주기적 상담치료를 통해 알아가고자 한다. 너무 힘들어서 회사도 그만두고 싶었고 한번은 삶을 놓으려했던 적도 있었고, 다시 잘 될거란 희망을 버린..
펜화 펜화 첫 수업. 연필 소묘보단 재미있고 쉬운 편. 수업이 어려우면 때론 하기싫기도 하지만, 이 때만큼 아무 생각없이 몰입할 수 있는 시간도 없지. 지금의 나에겐 painkiller 라고 할 수 있겠다. 혼자있는 시간을 즐기자. 다음은 서핑. 무한, 영원.